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영종도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설립을 신청한 미국·일본계 두 업체에 대해 자격미달을 이유로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이번에 사전심사를 신청한 곳은 미국 최대 카지노 자본인 시저스엔터테인먼트와 홍콩의 리포그룹이 합작한 리포&시저스와 일본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다. 문화부는 두 업체의 자격미달 사유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각각 '재무안정성 취약'과 '도덕성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5조2500억원(리포&시저스 2조2500억원,유니버설 3조원)의 직접투자가 물 건너가게 됐다. 카지노 유치를 적극 지원했던 산업통상자원부와 인천시는 망연자실하고 있다. 투자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살릴 돌파구로 카지노와 복합리조트 건설을 기대했던 터라 충격이 더하다. 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영종도 카지노는 직접고용 1만4000명,간접고용 18만4000명 등 20만명의 고용이 창출되고, 복합리조트 건설과 관련해 총 10조원의 직접투자를 유발하는 거대 사업이다.
엄청난 경제적 파급 효과를 가져올 사업에 대해 정부는 사행산업 확산의 부정적 효과를 의식하며 저울질을 계속하고 있다. 문체부는 애초부터 영종도 카지노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이명박정부 말기에 투자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사전심사제에 대해서도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사전심사제란 실물 투자 없이 서류심사만으로 카지노 사업자의 적격 여부를 가리는 제도다. 문제는 더 이상 머뭇거리다간 투자 유치의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점이다.
아시아는 지금 치열한 '카지노 전쟁'을 벌이고 있다. 외화획득률이 94%에 달하는 카지노는 말 그대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사실을 각국이 간파했기 때문이다. 도박을 금지해온 싱가포르는 세계 최대 카지노 도시로 떠오른 마카오의 성공에 고무받아 2010년 두 곳의 카지노 리조트를 열었다. 그 결과 5만명 고용을 창출하고 2년 새 관광객 140만명을 늘렸다. 이를 본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가 카지노산업 육성에 나섰고 일본은 내년부터 카지노를 합법화하기로 했다.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는데 정부는 너무나 물정을 모르고 있는 것 아닐까. 박근혜정부는 경제를 살리려면 무엇보다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투자 관련 규제를 철폐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다짐을 한 바 있다. 그런 마당에 영종도 카지노를 놓고 망설이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출처: 파이낸셜뉴스)